국제 심포지엄은 미국 러시아 카자흐스탄 남아공 등 세계 각지에서 7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첫 세션을 정의길 한겨레신문 선임기자의 사회로 안동일 하이뉴욕코리아 대표가 ‘美대선 한국에 어떤 영향을 줄까’를 발표했다. 안동일 대표는 “미국 대선은 전통적으로 외교 안보 이슈보다는 정치 경제 등 국내 이슈가 판도를 결정하는 핵심요인이었다. 트럼프 압승은 사회정의운동인 ‘폴리티컬 코렉트니스(Political Correctness)’와 집단적인 분노와 각성인 ‘워우크(Woke)에 피로감을 느낀 결과이기도 하다. 트럼프2기는 1기보다 더 무모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일부에서 우려하지만 외교 실무진은 여전히 동맹을 중시하고 있고 대통령 한사람이 모든 것을 뒤집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안동일 대표는 “대북정책의 경우 북한이 미중러 갈등 속에 원하는걸 최대로 해도 된다는 판단하에 핵미사일 역량 강화에 모든 힘을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대화에 응할 인센티브는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한국은 이 시점에서 동맹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강화해야 한다. 가급적 다양한 소다자 협의체에 참여해 안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多變化) 함으로써 트럼프 리스크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정토론에서 민지영 뉴스로 편집국장은 “2016년 선거에서 트럼프 승리 요인중 하나로 ‘샤이 트럼프’가 거론되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샤이 트럼프’가 줄어든 대신, 최악의 고물가속에 미국의 소비자 경제가 신음하고 가자지구 학살 사태로 바이든정부에 분노한 민주당 유권자들이 트럼프를 역선택하는 ‘샤이 블루 혹은 앵그리 블루’ 현상이 의외로 많았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개막식은 이천구 재동협 상임이사의 사회로 박기병 이사장의 개회사, 이상덕 재외동포청장, 김관영 전라북도특별자치도 도지사, 이구홍 해외교포문제연구소 이사장 등 각계 인사의 축사가 이어졌다.

박기병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동포언론인과 함께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한지 벌써 10여 성상을 넘기고 있다. 바야흐로 세계는 모든 형상에 혼을 불어넣고 활기있게 변모시키는 우리의 독특한 문화와 사상을 비로소 느끼기 시작했다. 우리 동포 언론인들은 이러한 우리 문화와 사상의 저력을 더욱 전착하여 시대적 과제를 헤쳐나가는데 밑거름으로 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구홍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은 축사에서 “세계한인언론인들에게 본국 동포에 비해 남과 북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통일과 평화를 위해 무슨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비판과 함께 “동포언론인들의 활동에 기대가 큰만큼 정부도 이에 상응한 지원책 마련에 관심을 가져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발제는 김영호 언론광장 공동대표의 사회로 로창현 뉴스로 고문이 ‘우리에게 일본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주제발표를, 남영진 전 KBS 이사장과 이민호 일본 통일일보 서울지사장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로창현 고문은 올해 건국절과 뉴라이트 논란으로 친일문제가 대두된 것과 관련, 한국과 일본의 역사적 관계를 돌아보고 뉴라이트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단체 일진회를 앞세우고, 안중근 의사의 이등박문 사살을 자서전에서 비판하는 등 문제의 행적을 소개했다.

특히 이승만이 1918년 미국 체류시절 1차세계대전 징집서류에 국적을 ‘Japan’이라고 자필 기재한 것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승만과 달리 당시 미국에 있던 박용만 등 다른 독립운동가들을 비롯, 90%의 동포들은 국적을 ‘Korea’라고 당당하게 적어 대조를 보였다.

로 고문은 “그러나 이승만 전 대통령도 잘 한 일이 있다. 바로 일본에게 우리땅 대마도를 반환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그는 1948년 8월 18일 정부 수립 사흘만에 대마도 반환을 요구했고 같은 해 9월 9일과 1949년 1월 9일에도 ‘대마도는 원래 우리 땅으로 1870년 일본이 불법 점령한 것이다. 일본은 포츠담선언에서 불법 점령한 영토를 반환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무조건 돌려줘야 한다’고 거듭 요구했다. 그의 대마도 반환 요구 성명은 무려 60여차례나 이어졌다. 그를 건국대통령으로 추앙하고 건국절을 주장하는 뉴라이트가 진정으로 유지를 받들겠다면 일본에게 대마도 영유권부터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세 번째 발제는 이원영 전 LA중앙일보 논설실장이 ‘남북관계와 해외언론의 역할’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원영 논설실장은 지난 2012년 북한 취재를 한 경험을 소개하고 “방북후 첫 칼럼으로 ‘언론, 이혼변호사가 되지 말자’라는 글을 썼다. 이는 남북한 언론이 마치 별거중인 부부의 재결합을 방해하고 이혼을 부추기는 이혼변호사의 역할을 해온 것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였다”고 전제했다.

그는 “남북 신뢰 회복과 나아가 통일을 위해선 언론이 남북간 증오를 생산하고 확대하는 역할을 그만해야 한다. 이념갈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해외 한인언론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결론을 맺었다.
네 번째 발제는 김원일 러시아 민족우호대 교수가 ‘현시기 한러관계 고찰과 전망’을 주제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양국의 긴장과 북러간 포괄적 동반자관계 협정을 맺은 이후 한국이 대 러시아 경제제재를 확대하는 등 악화일로(惡化一路)인 양국 관계를 진단했다.

김원일 교수는 “지금 한국은 자국의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미국과 러시아의 한반도전략에 맞물려 점점 수렁에 빠지고 있다. 이를 탈출하기 위해선 한국이 자체 외교역량을 기르고 지나친 편향외교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욱 카자흐스탄 한인일보 발행인은 토론에서 “역사를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의 차이가 크다고 생각한다. 김원일 박사의 좋은 발제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공감의사를 표했다.

4세션 사회를 맡은 박호성 국제평화연구원장은 덧붙여 “트럼프의 당선 등 시대적인 격변기엔 누군가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주길 바란다. 자라나는 재외동포 청소년들에게 우리가 물꼬를 틀어주는 것은 무엇일까.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교과서를 만들어 과거에서 미래 잇는 징검다리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섯 번째 발제자 정선미 인홀썸 교육회사 대표는 세계를 휩쓰는 K컬처 신드롬에 대한 주제발표에서 “K컬처 현재의 영광이 지속되려면 과거에 머무르는 의식을 업데이트 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정선미 대표는 “한류의 열풍 뒤에는 K팝그룹에 관한 악성 루머, 가짜 뉴스도 많아지고 있다”며 최근 ‘아파트’로 세계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로제를 놓고 일본 중국에서 ‘노래를 표절했다’ ‘아파트게임이 우리거를 모방했다’는 사실무근의 뉴스를 전파하는 문제를 우려했다.

정선미 대표는 “K콘텐츠의 어마어마한 파급력으로 콘텐츠수출이 134억달러에 이르렀고 화장품, 식품의 수출량도 같이 증가하고 있지만 개선해야 할 점도 많다. 예를 들어 시장 상품과 식당 음식 등은 글로벌 기준에 따라 명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숙박시설 역시 글로벌 스탠다드로 청결기준을 마련하고 안정성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서비스 종사자들의 의식또한 업데이트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에서 이상기 아시아엔 발행인은 “의식 업데이트를 말씀하셨는데 1998년 김대중 대통령때 IMF를 극복하면서 일본에 우리 문화가 진출하고 K컬처가 확산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내실을 기하면서 K컬처를 좀더 심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남중 하이유에스코리아 발행인은 “한류 열풍은 한 시대에 끝나지 않고 한 세기를 가야 한다. 10년전 유럽여행 갔을때 떼제베를 탔는데 언제든지 예약이 가능했다. 그런데 KTX와 고속버스는 예약이 안된다. 일단 외국 카드를 안받는다. 굉장히 낙후(落後) 돼 있다. 우버택시도 위성시스템이 부족한지 잘 연결이 안된다. 한국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많은데 얼마나 불편할까 생각이 들었다”고 지적했다.

강남중 발행인은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오늘에 이르기까지 2세대 3세대를 위한 재외동포언론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재외동포들을 위한 모국 정부 예산이 한해 800억이상 있는데 해외언론인들에겐 지원이 한푼도 없다. 이번 심포지엄만 해도 쥐꼬리 때만큼도 안된다. 이런게 개선되지 않으면 매일 쏟아져 들어오는 외국인들 감당 못한다”고 비판해 박수를 받았다.
마지막 발제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최경자 재동협 해외편집위원이 ‘아프리카 한류문화의 융합 및 비즈니스기회 그리고 전망’을 주제로 발표했고 최봉결 박사(아이씨앤캐스트 대표)가 토론에 참여했다.

최경자 편집위원은 아직은 한국인들에게 낯선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왜 ‘무지개 나라’로 불리는지 설명하고 남아공 내 한류문화의 확산과 영향, 비즈니스 기회 등을 설명했다. 최경자 위원은 “남아공은 아프리카의 교두보(橋頭堡) 역할을 하는 만큼 상당히 중요한 위치에 있다. 한국기업들이 현지 시장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더욱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경자 위원은 “남아프리카는 우리나라와 달리 자급자족이 되는 자원부국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세수(稅收)가 많이 줄고 서민들 살림살이가 더 힘들어지고 흔들리는 기업들을 지원하기도 힘든데 현 정부가 자원부국인 ‘아프리카의 빚탕감을 해준다는게 웬말이냐’는 동포들의 소리가 여기저기 들리고 있다. 멀리서나마 내 나라 내 민족 내 후손을 위해서 진심어린 애국심으로 동포들이 바라보고 있다”면서 “내년 2025년에 G20 회의가 남아공에서 열린다. 우리나라에게도 큰 기회이기도 하다. 남아공과 깊은 경제적 동반 협력 관계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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