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가 낮은 출산률로 고심하는 한국에서 전남 해남군의 성공적인 출산정책(出産政策)을 조명해 눈길을 끌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30일 전남 해남군이 한국의 평균 출산률을 두배나 웃도는 결과를 이끈 비결을 상세히 전했다.
타임스는 "한국은 70-80년대만해도 공무원들이 시골 마을을 방문해 콘돔을 나눠주고 불임수술을 권장하며 남성에겐 예비군 훈련면제를, 여성에겐 밀가루포대를 선물로 주었지만 지금은 출산률을 높이기 위해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해남군청의 공무원 김모 씨는 "당시엔 정부가 난관수술과 정관수술을 할 숫자를 할당(割當) 해놓았다. 그걸 무시하고 직장에 다닐 공무원은 없었다"고 술회했다. 김씨와 동료들은 이제 사람들에게 애기를 더 많이 낳으라고 독려하는 일을 한다.
신생아가 태어나면 매월 보조금을 주고 갈비상자나 아기옷 등을 선물로 준다. 신문에 출산을 장려하는 광고를 내는가하면 좋은 아기 이름들을 지어주는 작명 서비스도 제공한다.
지난 3년간 해남은 한국에서 가장 높은 출산률로 인구증가정책의 성공적인 모델이 되었다. 한국은 여성 일인당 출산률이 세계에서 가장 낮은 1.2명인 반면 해남은 2.4명이다. 이는 이민자 없이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 2.1명의 '대체출산률'을 넘어서는 수치다.
지난 4일 박철환 해남 군수는 수백명의 젊은 엄마와 임산부들과 함께 유모차를 끌고 행진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11월에 셋째 아이를 출산한 문모(37) 씨는 "어렸을 때 혼자서 외롭게 컸기때문에 아이를 여럿 낳고 싶었다. 제왕절개수술이 고통스럽지만 않다면 더 낳고싶다. 아기는 가족의 희망이자 나라의 희망"이라고 말했다.
70년대 한국에서는 군부정권이 '둘만 낳아 잘 기르자'는 슬로건아래 산아제한 정책을 맹렬히 추진했고 전국적인 주부단체가 '피임으로 나라사랑을 보여주자'며 여성들을 독려했다.
80년대들어 한국정부는 "둘도 많다"며 출산률을 2명이하로 내려가도록 밀어붙였고 신문엔 자녀가 두명이상인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드는 광고가 실렸다.
60년대만 해도 한국은 출산률이 일인당 평균 6명이었만 지난 15년간 1.1-1.3명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이같은 하락은 시골지역에서 가장 두드러지고 도시에서도 더 나은 직업을 찾으려는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출산률의 감소는 치열한 입시경쟁으로 과외 등 교육비가 많이 소진(消盡)되는 사회환경도 작용하고 있다. 많은 여성들이 직업을 갖게 되면서 임신할 경우 일을 중단해야 하는 압박도 작용한다. 대부분의 경우 육아휴가 연장이 법적으로 보장되더라도 현실적으로 이뤄지기가 힘들다.
이 때문에 독신을 선택하거나 결혼을 늦게 해서 한명의 자녀를 갖는 선택을 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해남군의 한 복지부서 공무원은 "과거엔 육아휴가를 갖는다는 것은 생각할 수조차 없었다. 나도 출산후 석달만에 직장에 복귀해서 두 아이를 부모님이 돌봐주셨다"고 말했다. 지난해 셋째를 낳은 그녀는 해남군청으로부터 1년반의 휴가를 받아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농사를 짓기 좋은 평야가 많은 해남은 1960년 23만5천명의 인구가 젊은이들이 더 나은 직업을 찾아 도시로 떠나는 바람에 7만6천명으로 줄어들었다.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도 28%이다.
교장으로 은퇴한 김모씨는 주변에서 취학연령의 어린이들을 보기 힘들다며 학교 네곳중 세곳이 문을 닫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한모(74) 씨는 "노인들을 돌봐줄 젊은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다"고 말을 보탰다,
해남군은 육아(育兒)에 대한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기업들이 여성근로자들에게 육아휴가를 연장시키도록 설득하고 있다. 또한 '더 좋은 아버지가 되는 법'이라는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짝이 없는 이들을 위한 단체맞선과 농촌으로 돌아오는 800여 젊은 가족들에게 융자금과 기타 인센티브도 제공하고 있다.
덕분에 2011년 최저점을 찍었던 해남의 신생아수는 2012년 799명으로 늘었고 2013년엔 808명, 지난해 823명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 9월 해남은 전국에서 두 번째로 공공 산후조리원의 문을 연 군이 되었다.
해남군청 공무원 김씨는 "이제 희망이 보이고 있다. 다른 고장에서도 더 많은 아기들을 낳을 수 있도록 해남의 사례를 따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뉴욕=민지영기자 newsroh@gmail.com
사진 해남군청 홈페이지
<꼬리뉴스>
Korean County Achieves Its Goal: Less Birth Control, More Babies
http://www.nytimes.com/2015/12/01/world/asia/korean-county-achieves-its-goal-less-birth-control-more-babies.html?ref=world&_r=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