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령부’ 왜 해체되어야 하는가(中)
1) 영토주권
가. 1950년 10월 12일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회 임시위원회 결정은 위법
유엔군이 38선을 넘은 직후인 1950년 10월 7일 유엔총회에서는 언커크(UNCURK)라 불리게 될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회> 창설 결의안이 통과되었다. 그리고 10월 12일 언커크 임시위원회는 언커크가 한국에 도착할 때까지 임시로 38선 이북 지역에 대한 통치권을 유엔사령부에 위임(委任)하는 내부 결정을 하였다.
이 결정은 유엔총회의 결정과도 무관한 것이었으며 설령 그 효력을 인정한다고 해도 언커크가 서울에 도착한 11월 26일에는 그 효력이 다한 것이 명백했다. 그럼에도 유엔사는 이북 지역에서의 점령정책을 입안하고 군정과 민정을 실시했다. 그리고 정전 후 지금까지 유엔사는 38선 이북 지역에 대한 점령통치권을 여전히 자신들이 가진 것처럼 주장하고 행동하고 있다.
최근 영화 ‘백두산’에서 국군과 미군이 전투하는 장면이 연출된 것과 유사한 상황이 1950년 10월에 이미 평양과 함흥 등지에서 벌어졌다. 미군과 국군의 갈등은 심각하여 인신을 구속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미군이 이북 지역에 대한 점령통치권을 주장한 근거가 바로 1950년 10월 12일 언커크임시위원회 내부결정서이다. 이 문서의 무효성을 서둘러 유엔에 확인하거나 통보하지 않으면 영화 ‘백두산’처럼 국군과 미군이 싸우는 상황이 현실화될 수 있다.
나. 1954년 11월 17일 ‘38선 이북-비무장지대 이남’ 지역 행정권 이양은 무효 (자료6)
정전 이후 경기도 연천에서 강원도 양양에 이르는 38선 이북 지역, 즉 철원·화천·인제·양구·고성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이 언커크 임시위원회 내부결정에 근거하여 38선 이북 지역을 유엔사의 점령지역으로 간주하고 군정을 실시해온 것이다.
한국정부가 이 지역의 주권이양을 요구하기 시작하자 미국은 1954년 11월 17일 38선 이북-비무장지대 이남 지역에 대한 주권(Jurisdiction) 대신 행정권(Administration)만을 이양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다. 미국이 사용한 이 두 단어는 이후 한국과의 협상에서 계속 사용되었다. 완전한 주권이양이 되지 않아 위 지역에서 계속 문제가 발생했으나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그때그때 우회적으로만 봉합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다.
1962년 11월 21일 박정희의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비무장지대 민간인 마을인 대성동을 경기도 파주군의 관할구역에 편입하려하자 미국이 이를 거부하였다. 미국은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이 유엔사의 점령지역임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유엔사 규정집에는 대성동을 유엔사가 설립했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로써 유엔사는 이북만이 아닌 이남의 영토 일부에 대해서도 점령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2000년 11월 17일 경의선을 연결하며 남북관리구역에 관한 합의서가 채택되었다.(자료7) 그런데 2002년 지뢰 제거공사를 마치고 남북이 상호검증단을 파견하기로 하자 유엔사가 한국 측을 막았다. 남북관리구역합의서에 따라 한국에게 행정권은 이양했지만 주권은 이양하지 않았다는 논리였다. 이 두 단어는 1954년 11월 17일 38선 이북 지역 행정권 이양 당시 미국이 똑같이 사용했던 단어이다. 지금은 이 단어의 번역을 관리권과 관할권으로 모호하게 하고 있지만 1954년 당시엔 분명히 행정권과 주권으로 번역(飜譯)하였다.
미국은 육로를 통한 남북교류를 막을 때마다 이 근거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근거의 시작인 1950년 10월 12일 언커크임시위원회의 내부 결정은 위법한 것이고 이미 무효화되었으며, 권한 위임주체인 언커크가 1973년 유엔총회를 통해 해체된 지 오래이기에 어디를 봐도 유엔사의 점령권은 인정될 수 없다.
2) 군사주권 -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무효화
가. 한미연합군사령부 설치에 관한 교환각서(1978)
1975년 유엔총회 결의로 언젠가는 유엔사가 해체될 것을 염려한 미국은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계속 유지할 방법을 모색하여 1978년 10월 17일 한미연합사 창설을 합의하였다.
이 문서에서는 1954년 11월 17일 한미합의의사록 2항의 유엔사 작전통제권을 이양하는 것이 아닌 위임하는 사항을 다루고 있을 뿐이다. 또한 한미연합사령관이 유엔사령관을 겸임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 즉 유엔사령관의 작통권이 연합사령관에게 완전히 이양된 것인지, 연합사를 해체하면 유엔사까지 포함한 미군의 모든 작전권을 환수할 수 있는지 의심되었다.
나. 1983년 미 합참의장의 유엔사령부에 대한 위임사항
1983년 1월 19일 미 합참의장이 유엔사령관에게 위임한 권한에 의하면 전쟁 발발 시 유엔사는 연합사와 별개로 유엔사부대를 운용한다. 즉 연합사를 미래사로 바꿔 전작권을 환수해도 전시에 유엔사는 따로 부대를 운용하는 것이다. 그럼 전시에 두개의 지휘부가 하나의 전장에서 경쟁하는 상태가 된다. 이는 미국이 주장하는 지휘통일원칙에도 어긋나고 그 결과 필패의 길이 되는 것이다.
또한 유엔사령관은 유엔사로 예속된 모든 부대에 대하여 작전통제권을 행사한다. 미국이 유엔사를 재활성화하면서 한국을 유엔사 회원국으로서 역할해달라고 주문하는 가장 중요한 근거가 이것이다. 한국군이 유엔사 회원국이 되면 연합사의 전작권을 환수해도 유엔사의 작전통제를 받게 된다. 그래서 전작권 환수는 유엔사가 존재하는 한 무의미해진다.
3) 예외상태
2011년 10월 24일 이명박 정부 하 합참의장이던 한민구와 유엔사 간에 합의한 「정전관리책임에 대한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와 유엔사령부 간의 기록각서」에 의하면 합참은 유엔사령관의 정전관리 책임과 권한을 인정했다. 그러나 이 각서는 국제법상의 법적 권한과 의무를 창출하지 않는다는 점도 동시에 확인했다. 따라서 유엔사는 정전관리권한은 가지면서 대한민국의 헌법상 의무는 지지 않는다. 비무장지대라는 광활한 지역에 대한 점령권을 행사하는데도 그로 인한 국민권한의 침해가 발생할 때 어떤 법적 책임도 물을 수 없는 것이다.
국법의 밖에 있다는 점에서 유엔사는 칼 슈미트가 정의한 ‘예외상태’에 있는 것이다. 예외상태는 법밖에 있으면서도 법을 규정하는 상태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권리만 있고 의무는 없는 것이다. 이는 제헌권력인 주권인민이 갖는 상태와 동일하다. 엄연히 헌법으로 주권이 수립된 국가에서 예외적 권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주권에 대한 도전이자 침해이다.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