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종 앞에서 “서울에서 평양가자”
“내가 왜 내 땅을 마음대로 못가? 여기 대한민국 맞아? 자주국방이 이런거야?”
통일인력거 김명희 대표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퍼졌다. 성탄절(聖誕節)을 하루 앞둔 24일 오전 판문점으로 넘어가는 통일대교를 지키는 일단의 군인들 앞에서 김명희 대표는 눈을 부릅뜨고 고함을 질렀다.
지난 14일부터 서울 시내 일원을 돌며 평화통일의 메시지를 전한 통일인력거가 이날 피날레 행진을 마무리 했다. 비록 군의 불허로 통일대교를 건너 판문점으로 향하지는 못했지만 사상 처음 통일인력거를 앞세운 평화통일운동가들의 행진은 그 자체만으로 뿌듯한 자부와 용기를 안겨주었다.
이날 김명희 대표와 장의균 헌법문제연구소 대표, 한성 평화연방시민회의 대표, 정서울교통공사노조 김대훈위원장, 여순항쟁 이자훈회장, 개성문화원 민승준대표, 정찬남대표, 평화철도 강승혁국장, 정강주활동가, 유병화활동가, 최명철활동가, 신희원 국보법철폐활동가, 송원재활동가 박찬남 마로니에방송대표 등 50여명의 통일인력거꾼들이 오전 10시 임진강역에 집결(集結)했다.

또한 42년 투옥 양심수 안학섭선생과 최종대 등 고령의 통일운동가들, 정연진 AOK상임대표, 이종성 접경지역시민연대 대표, 이적 반미투쟁본부대표 등 통일운동단체장들과 유가사 현천스님이 속속 도착한 가운데 통일인력거꾼들은 쏟아지는 눈발을 맞으며 ‘서울에서 평양까지’ 노래에 맞춰 힘차게 행진에 들어갔다.


‘평화협정 체결하라’ ‘남북합의 실천하라’가 앞뒤로 쓰여진 조끼를 착용한 통일인력거꾼들은 ‘우리는 하나다’라는 문구와 푸른색 한머리땅이 수놓아진 대형 현수막과 함께 ‘남북길을 가로막는 가짜유엔사 물러가라’ ‘남북철도도로 연결하라’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재개하라’ ‘국가보안법 폐지하라’ 등의 배너들과 크고작은 한머리땅 깃발을 들고 행진을 벌였다.
임진각역에서 시작된 행렬은 통일대교를 향해 나아갔다. 예상대로 차단시설을 한 군이 (유엔사의) 허가를 받지 않았다며 진입을 제지했다. 김명희 대표는 “이 땅이 누구땅인데 못들어가냐. 내땅을 내가 왜 못가? 여기가 대한민국 맞아? 자주국방이 이런거야?”하고 호통을 쳤다.

한동한 대치하던 행렬은 이곳에서 한성 대표의 사회로 약식 집회를 가졌다. 이종성 접경지역시민연대 대표는 “파주를 한반도평화수도라고 홍보하고 있다. 파주의 현실은 어떤가 88%가 철조망에 차단시설물로 둘러싸인 군사시설이다. 평화수도가 아니라 군사도시다. 통일대교를 건너면 민통선과 비무장지대가 있다. 비무장지대에는 바로 유엔의 탈을 쓴 가짜 유엔사가 지배하고 있다. 국민들은 물론 대통령조차도 이 비무장지대를 넘어서기 위해서는 유엔사의 재가를 받아야만 한다”고 격앙된 목소리로 발언했다.

정연진 AOK상임대표도 연대의 발언에서 “통일인력거는 오늘 통일대교위를 건너지 못하고 70년간 단절된 분단의 현실을 체감하게 되었다. 오늘은 여기서 멈추지만 새해에는 분단해체를 위한 큰 진전을 만들어가자. 특히 남북교류 막고있는 유엔사는 물러가야 한다. AOK는 가짜'유엔사'해체를 위한 국제캠페인' 활동에 2019년부터 동참하고있는데 마침 유엔사문제 제기를 위해 유엔사무총장에게 서신을 보내려는 시점이니 통일인려거 참여단체들의 동참을 요청한다”고 힘을 보탰다.
비록 목표했던 판문점으로 넘어가지는 못했지만 이러한 시도를 통해 가짜유엔사의 불법적 지위를 공개적으로 규탄했다는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통일인력거는 임진각으로 향했다. 평화의 종 앞에서 대형현수막을 펼쳐들고 지난 11일간의 대장정을 성료(盛了)할 수 있었다.
김명희 대표는 “오늘 행사를 마무리했지만 통일인력거의 발걸음은 이제 새로운 시작을 할 것이다. 앞으로도 이곳에 남아 평화협정 체결과 불법유엔사 퇴출(退出)의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리고 판문점을 넘어 평양으로, 백두산으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유병화 활동가는 “비록 유엔사가 독차지 한 판문점에 가지는 못했지만 투쟁의 의미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오늘 통일인력거와 함께 하신 선생님들 수고하셨다”고 사의를 표했다.
한편 한성 대표는 “크리스마스인 25일엔 오후 3시부터 용산 삼각지역 전쟁기념관 앞에서 집결해 녹사평으로 행진을 하고 3시 30분에 작은문화제를 한다. 이 행사에 김명희 통일인력거 대표와 장의균 대표, 신희원 동지, 그리고 제가 대표로 있는 ‘평화연방시민회의’도 함께 한다”며 참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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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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