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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시민’ 김련희의 애달픈 귀향가

다큐영화 ‘그림자꽃’ 개봉 눈길
글쓴이 : 로창현 날짜 : 2021-12-16 (목) 22:11:02

다큐영화 ‘그림자꽃’ 개봉 눈길

 

Newsroh=로창현기자 newsroh@gmail.com



 


“난 꼭 고향에 돌아갈거야..”


‘평양시민’ 김련희씨를 다룬 다큐영화 <그림자꽃>이 최근 개봉된 가운데 지난 11일 미주양심수후원회가 온라인 Zoom 상영회를 열었다.

 

<그림자꽃>은 2011년 브로커에 속아 남한땅을 밟은이래 ‘조국인 북에 보내달라’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는 김련희 씨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다. 제12회 타이완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아시안비젼 경쟁 부문 대상, 제11회 DMZ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한국 경쟁 부문 최우수 한국다큐멘터리상, 개봉지원상을 수상했다.


 


<그림자꽃>을 연출한 이승준 감독은 2015년 7월 “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공민입니다. 저를 조국으로 돌려보내주세요”라는 호소로 시작하는 한겨레신문 기사를 보고 다큐멘터리로 만들기로 마음먹었다고 말한다.

 

연출의도에 대해 그는 “평양에 있는 가족들에게 돌아가기 위한 그녀의 노력을 지켜보며 나는 탈북자들에 대한 우리의 획일화(劃一化)된 시선을 깨달았다. 모든 탈북자들의 이야기가 남한에 도착하는 순간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에 나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고자 하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마저 지켜지지 못하는 분단의 정치적 아이러니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날 온라인 관객들은 김련희씨가 북으로 돌아가려고 서울주재 베트남 대사관에 들어가 망명을 신청했다가 끌려나오며 울부짖는 장면, 평양의 가족들과 극적으로 화상통화를 하다가 끊어지자 한번만 더 보여달라고 흐느끼는 모습에 눈시울을 적셨다.



이상 <그림자꾳>의 한 장면

 


부모와 남편, 외동딸을 한없이 그리워하면서도 극우세력이 자신과 북을 비난할때면 누구보다 당당하게 맞서는 모습도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영화 시사후 송영애씨가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뉴욕의 노천희씨는 “남남북녀라더니 과연 당당하다. ‘나 평양시민이다 당신 북에 가봤어? 왜 거짓말을 해?’ 호통치는 모습 최고다”라고 격려했다.


 


김련희씨는 지난해 12월 베트남 대사관 망명시도와 관련하여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됐다. 그녀는 “베트남 대사관에 들어간게 2016년 4월이었다. 그때는 가만있다가 작년 12월에 ‘북으로 도망가려했다’고 기소됐다. 올 1월에 재판이 잡혔는데 날짜가 취소되고 무기한 연기되고 있다. 나의 출국금지를 막기위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관객이 남은 개인주의를, 북은 집단주의를 중요시하는데 북과 남에서 함께 생활해 본 느낌을 묻자 김련희씨는 “여기서 가장 힘든게 혼자라는 것이었다. 남쪽 사람들은 혼자라는게 익숙하지만 난 연습이 안되서 힘들었다. 밖에서 직장에서 동무들과 부대끼고 집에선 가족들과 있고 그런게 인간생활이라고 생각했는데 여기선 그 누구도 가르쳐주는게 없고 잘됐다 못됐다 하는게 없더라. 오직 나혼자 책임지고 살아야하는게 제일 어렵고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승준 감독은 “4년간 김련희씨를 촬영하면서 북쪽 사람들의 사고방식(思考方式)이 남쪽과 굉장히 다르고 그것을 남쪽 사람들이 이해를 못한다는걸 아주 많이 느꼈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중국에서 여권을 브로커에 뺏기면서 어쩔수 없이 태국 거쳐서 남쪽에 왔는데 이왕 이렇게 된거 남쪽가서 돌려보내달라고 사정하자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김련희씨한테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수 있냐고 물었더니 ‘아니, 같은 민족이잖아요’ 하더라. 그 한마디에 ‘아 그럴수도 있겠구나’ 이해 되더라. 이 영화는 남과 북이 굉장히 많이 다른 것, 시선과 사고방식 등을 확인시켜준 영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온라인 시사회는 서울 낙성대 만남의집에 기거하는 비전향장기수 양원진선생과 김영식선생, 박희성선생, 그리고 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이사장이 함께 했다. 김련희 씨는 대구에서 생활하다가 경찰의 잦은 연락으로 다니던 공장을 그만두게 되는 처지에 있었을 때 만남의 집에서 3년간 장기수 선생들을 도우며 함께 생활한 적이 있다.



 


북녘 고향에 가기만을 기다리는 장기수 선생들의 안타까운 사연 역시 영화속에 일부 소개되고 있다.

 

올해 93세인 양원진선생은 “35년 징역을 살고 또 수십년의 세월을 보내고 나니까 죽을 날도 벌써 지났을 나이가 되었다. 많이 살았다고 생각하니 다른 큰 바램 가질수 없으나 두고온 산하들 땅과 공기를 맞아보고 죽는게 소원이다”라고 말했다.

 

박희성선생은 “지금 생각하게되면 너무나도 가슴 아프다. 아내와 돌 지난 아들과 헤어지지 59년이 됐고 이제 저세상에 갈 날이 가까워졌다. 저 세상에 가기전에 그리운 조국으로 돌아가서 사랑하는 가족과 다만 한시간이라도 함께 있을 수 있는게 꿈이다. 여러분께서 노력해달라”고 눈시울을 적셨다.

 

김영식선생도 “서울의 양심수 후원회를 찾아주고 우리 얘기를 해줘서 너무나 고맙다. 이렇게 정말 오랫동안 생명이 부지된 것은 어떡하면 우리 민족이 화목하게 살까, 생각하며 여러분이 도와주는 덕분이다. 우리 후대들이 잘 살고 화목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나도 가족도 보고 싶고 애들도 보고 싶다. 하루속히 형제들 그리운 가족들 만나게 해주면 고맙겠다”고 호소했다.

 


<그림자꽃>


본래 간이 안좋았던 김련희 씨는 석달전 간암 수술을 받았다. 건강을 걱정하는 질문에 그녀는 “수술은 잘 되었다. 치료는 두달에 한번 CT와 MRI 전신스캔을 하고 있다. 간경화가 심하니까 다시 암으로 재발할 가능성 있어서 지켜본다”고 말했다.

 

김련희씨는 “남이나 북이나 우리는 똑같은 사람이다. 어떻게 가족을 생이별시키면서 인권을 말하는가. 저같은 사람이나 장기수 선생님 같은 분들 생이별시키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하는지 모르겠다. 문재인 대통령 인권변호사도 했고 정말 기대 많이 했다. 우리를 이렇게 놔두고 한번도 미안해본적 없는지, 집에 가서 가족들 보고 아무렇지도 않았는지 세상 사람들에게 호소하고 싶다. 사회주의 자본주의 난 모르겠다. 다만 가족을 찾고 싶을뿐이다. 아버지 엄마, 남편, 딸 한번 안아보고 싶다. 그게 그렇게 큰욕심이냐”고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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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뉴스>

 

‘장기수-김련희씨-北종업원’ 송환운동 펼친다 (2021.2.28.)

양심수후원회 33차 정기총회

 

http://www.newsroh.com/bbs/board.php?bo_table=m0604&wr_id=10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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