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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세계질서로 향하는 문을 연 북한’

러시아 전문가 기고
글쓴이 : 콘스탄틴 날짜 : 2022-06-28 (화) 20:02:43




 

2022년 5월 26일 사람들이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지만 사실상 현재의 세계질서에 종지부(終止符)를 찍은 사건이 일어났다. 사실 이런 일은 종종 있다. 돌아올 수 없는 지점이 항상 눈에 띄는 괄목할만한 정치적 사건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전에 형성되어 유엔의 권위로 강화된 안보 아키텍처는 많은 점에서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5개 대국’에만 핵무기 보유가 용인된 핵무기 비확산 원칙에 기초하여 구성되었다. 인도와 파키스탄이 핵보유국으로 새롭게 등장하기는 했지만 이러한 예외의 한계는 “5개 대국”이 선정했다. 이 5개국은 자신들 내부에서는 이견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들이 핵폭탄을 보유하려는 시도를 할 경우 강경하게 대응했다.

 

특히 이는 공개적으로 자국을 핵보유국이라고 주장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야망에도 관계된다. 북한의 현재 핵미사일 전력은 ‘5개 대국’의 전력에 근접하고 있으며 그들 중 일부보다도 앞서 있다. 북한이 2016년 실험했던 수소 폭탄은 모든 국가가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북한의 미사일 프로그램은 한국전이 공식적으로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의 주권을 방어하는 방법이며 미국과 한국 정부가 주기적으로 군사적인 수단을 통해 “문제해결”을 하자는 제안을 내놓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최소한의 핵 억제력을 보유한 수준까지 계속될 것이다. 게다가 이라크와 리비아의 경험에서 북한은 핵무기를 포기하면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무아마르 카다피는 “과거의 모든 범죄에 대한 망각”을 포함하여 김정일이 추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보복을 받았지만 2011년 다수의 사람들은 리비아가 핵 억제력을 가지고 있었어도 서방이 그런 정도로 리비아 상황에 끼어들 수 있었을까라는 의문을 던졌다.

 

러시아와 중국은 항상 북한의 행동 동기를 이해하고 있었지만, 이해하고 있다고 다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다. 바로 이 때문에 북한의 핵개발의 각 단계와 조치에는(핵실험뿐 아니라 핵을 미국의 서부뿐 아니라 동부 해안까지 운반할 수 있는 ICBM 발사) 유엔 안보리의 제재 결의안이 뒤따랐다. 러시아와 중국과 미국은 제재 압력의 수준에 대해 논쟁을 벌일 수는 있었어도 “새로운 실험에 대해서는 새로운 제재”라는 원칙은 의심하지 않았다.

 

2017년 말부터 2022년 초까지 북한은 ICBM 발사 및 핵실험에 대해 유예를 선언하면서 대화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유예는 특별한 선의의 제스처였으며 김정은 총비서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이 유예를 법적인 의무가 있는 문서로 고정할 것을 제안하기까지 했지만 하노이 정상회담의 실패로 인해 어떤 합의문서도 체결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유예를 계속해서 지켰으며 심지어 2019년 말 김정은 총비서가 실망한 어조로 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꿈도 꾸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이후에까지도 그러했다. 그런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는 격려해야 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여러 번 북한이 계속해서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동기 부여가 되도록 부분적인 제재 완화를 규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나 미국은 “잘못된 행동을 하면 징벌하고 잘된 행동을 하면 징벌하지 않는다”라는 원칙에 따라서만 행동했다. 제재 완화는 어떤 것이든 받아들일 수 없는 “독재 정권”에 대한 양보로 간주했다. 이후 북한 지도부는 아들 조지 부시 대통령이나 트럼프를 포함하여 모든 미국의 신임 대통령이 본질적으로 하나의 전략만을 가지고 북한을 대하는 상황에서 유예조치(猶豫措置)를 계속할 의미가 있는가 하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모든 새로운 미국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강경한 언사로 시작했지만 이후 현실에 부딪치면 군사적인 해결은 아무런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하고 결국 양측은 타협에 이르곤 했다.

 

2022년 북한은 공식적으로 ICBM 시험 발사는 선언했고 유예조치는 공식적으로 끝나게 되었다. 이후 미국은 북한이 유예 선언을 위반했다고 비난해보려 했고 코로나 규제를 고려할 때 북한 경제에 매우 강력한 타격을 줄 수 있는 새로운 유엔 안보리 제재안을 통과시키려 시도했다.

 

미국의 첫 번째 시도는 5월 11일에 행해졌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반대로 실패했다. 이 문제는 투표에 부쳐지지도 못했다. 그러나 5월 26일 미국은 모든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들을 상대로 작업을 벌였고 이들은 미국이 제출한 제재 결의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졌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와 중국은 예전에 유례없던 조치를 취했는데 미국의 대북 제재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다.

 

이 결정은 세계 안보 아키텍처에 급격한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다. 유엔 안보리 내의 이견이 북한을 공동으로 규탄하는 것보다 더 우선순위인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세계의 중재자로서의 유엔의 가치와 가능성이 무너져 내리고 핵무기를 외부의 침공위협에 대한 유일한 방어수단으로 여기는 핵보유국이 더 많은 수가 생겨나는 새로운 세계 질서로 들어가는 문을 연 것이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것이 현재의 체계에 상당한 균열(龜裂)을 가져왔지만 아직까지는 현 체제가 무너져 내린 것은 아니라고 본다. 러시아와 중국이 북한이 핵실험을 시행할 경우 ICBM 발사가 아닌 핵실험에 대한 제재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때만 현 체제가 무너져 내리는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핵실험에 대한 유엔 결의안과 미사일 발사에 대한 유엔 제재 결의안 사이에는 특별한 차이가 없었다. 그래서 지금 이미 북한 문제에 관한 공감대가 무너져 내렸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새로운 시대로의 이행에는 우려가 뒤따른다. 구질서를 교체하는 새로운 세계질서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서는 두고 알아보아야 할 일이다.

 

 

글 콘스탄틴 아스몰로프 러시아 극동연구소 한반도연구센터 선임연구원 | 네자비시마야가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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