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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가 국가보안법 피해자”

AOK, 국가보안법폐지운동 출범식
글쓴이 : 로창현 날짜 : 2022-06-27 (월) 08:09:52

AOK, 국가보안법폐지운동 출범식

 

 

Newroh=로창현기자 newsroh@gmail.com

 


 

“우리 모두가 국가보안법 피해자다. ‘국가보안법 피해 미투운동’을 펼치자!”

 

어언 74년. 일제 독립운동가를 탄압하던 치안유지법이 해방후 국가보안법이라는 옷으로 갈아입고 민주인사 탄압, 사상검열(思想檢閱)을 해 온 기막힌 세월의 시간이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를 옥죄는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국민운동이 26일 출범해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6월 26일은 1949년 백범 김구선생이 경교장에서 극우조직의 사주로 암살된 날이다. 그에 앞서 1948년 12월 1일엔 일제의 치안유지법과 보안법을 기반으로 한 국가보안법이 탄생했으니 기구한 세월의 연원(淵源)을 같이 하고 있는 셈이다.




AOK(액션원코리아)한국 주최로 이날 서울 인사동 코트(KOTE)에서 열린 ‘국가보안법 폐지 국민운동 출범식’엔 한국은 물론, 미국, 프랑스, 뉴질랜드, 일본 등 국내외 시민운동단체 리더들과 평화통일운동가들이 함께 했다.



 


최성주 운영위원의 사회로 진행된 행사는 ‘국가보안법 폐기’라는 시대적 요구를 위한 비장한 결의를 다지면서도 해학적(諧謔的)인 퍼포먼스를 곁들여 호평을 받았다. 시민가수 안내규씨와 김승원씨 등이 호흡을 이룬 퍼포먼스 ‘그건 너’로 프로그램의 문을 연 것도 신선했다.




이기묘 AOK 상임대표는 “지난 세월 국가보안법, 이것 하나 없애지 못하면서 때로는 민주화됐다고 하고 때로는 정치가 좋아졌다고 했지만 모두 공염불(空念佛)이었다. 전쟁을 옹호하고 학살범을 은폐시키는 국가보안법을 철폐하지 않고는 아무 소용이 없다. 국가보안법은 모든 것을 파괴시키는 법이다”라고 분노에 찬 목소리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광주MBC가 지난해 제작한 ‘17년만에 재점화, 철폐! 국가보안법’ 동영상을 시청한 참가자들은 이종문 국가보안법폐지교육센터 운영위원의 주제강연(국가보안법 폐지 왜 필요한가)을 듣는 시간을 이어나갔다.

 

이종문 위원은 “국가보안법은 법이 아니다.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자들의 신앙이자 체제다”라는 단호한 정의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1953년 제헌의회 당시와 1988년 여소야대 상황, 2004년 열린우리당의 과반수의석 확보 등 세 차례나 국가보안법을 폐기할 수 있었지만 의원들의 자기검열(自己檢閱) 내면화로 기회를 놓쳤다”고 진단하고 “총선을 1년 앞둔 2023년 4월까지가 마지막 기회다”라고 강조했다.



 


이종문 위원은 “이제 정치인들이 아니라 시민들이 나서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자. 사상과 양심, 표현의 자유를 구속하는 국가보안법은 우리 모두가 피해자다. ‘국가보안법 피해 미투운동’을 벌이자”면서 “내가 상상하는 것을 하고 싶다. 나도 국가보안법 피해자라는 것을 차량에도 표시하고 가방에도 달고 다니자. 너도나도 여기저기 즐겁게 운동하면 우리의 소망은 이뤄질 것”이라고 제안해 박수를 받았다.

 

장김은희 AOK한국 공동대표는 “올해 강원도와 충청도를 시작으로 직접 찾아가서 교육하는 적극적 방식과 문화예술을 통해 쉽게 다가가는 방법을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의 당위성(當爲性)을 알릴 것”이라며 “이번 국회에서 정말 끝장 내야하지 않겠냐. 우리 다같이 머리 맞대고 전략 연대하고 이번에 안되면 안된다는 절실성을 갖고 들불처럼 번지는 운동을 해야겠다”고 독려했다.



 


이어 참가자들이 직접 나와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효과적인 방법론’을 각각 3분간 개진(開陳)하는 기회를 가졌다.

 

법무법인 향법의 심재환 대표변호사는 “여론조사하면 국민의 절반이상은 폐지를 찬성한다. 그런데 ‘국가보안법 없으면 나라 망하는거 아냐?’ 한마디에 국민들이 움추러진다. 세뇌(洗腦) 당하고 지배 당한 국민들로 하여금 반드시 폐지되어야 한다는 자각을 갖게 해야 하겠다. AOK와 같은 시민단체가 국가보안법 폐지를 최우선사업으로 결심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고 반갑고 기쁘다. 이런 운동이 지역에서 나오고, 전국으로 확대되면 국가보안법은 바로 폐지된다. 그런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 참가자는 “‘국가보안법은 영혼마저 파괴하는 법’ ‘국가보안법 재판에서 무죄 판결은 자랑이 아니다’라는 재일동포 평화운동가 서승 선생님의 말씀이 뼛속까지 사무친다. 반역의 세월, 통곡의 세월을 얼른 끝장내고 싶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참가자들은 안내규 시민가수의 선창아래 ‘국가보안법 폐지가’를 부르고.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는 국가보안법 폐지를 상징하는 ‘선글라스 퍼포먼스’를 통해 결의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이날 행사장에선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해 해야할 일들’, ‘내가 할수 있는 행동은?’ 등의 의견을 모으고 국가보안법의 별칭을 정하는 투표도 진행됐다. 별칭 후보로는 ‘국가망신법’ ‘국격훼손법’ ‘양심억압법’ ‘민족해악법’이 주요 후보로 올랐고 추가 후보로 ‘민족동포증오법’ ‘혐오차별법’ ‘생각처벌법’ ‘반인권법’ ‘국가발악법’ ‘무고조장법’ ‘국가굴레법’ 등이 제시됐다.



 


정연진 AOK 상임대표는 “국가보안법이 정말로 국가를 '보안'하는 법이 아니므로 별칭을 정하는 투표를 하기로 했다. 현장에 못오신 분들을 위해서 톡방에서도 투표를 실시하겠다”고 알렸다.



 


2부 행사인 뒷풀이 시간엔 서정우씨의 진행으로 금지곡 콘테스트가 열려 눈길을 끌었다. ‘동백아가씨’ ‘거짓말이야’ ‘왜불러’ ‘아침이슬’ ‘키다리 미스터 김’ ‘늙은 군인의 노래’ ‘내일은 해가 뜬다’ 등 해방이후 90년대 중반까지 정치사회를 풍자하거나 조금이라도 정권의 비위를 거스르면 금지곡 딱지가 붙은 곡들을 대상으로 한 참가자들의 경연을 통해 엄혹한 시대의 흑역사(黑歷史)를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글로벌웹진 NEWSROH www.newsroh.com

 

 

<꼬리뉴스>

 

한국 금지곡의 역사

 

'금지곡'은 한국 역사에서 대중가요가 처음으로 등장한 1920년대부터 있었다. 아리랑, 봉선화, 눈물젖은 두만강 등 민족감정을 고취하는 노래가 조선총독부에 의해 '금지곡 1호'가 되었다. 1945년 8.15 해방 후 분단 정부의 수립과 함께 월북 음악인들의 곡은 무조건 금지곡이 되었으며 1967년에 '음반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며 사전 심의가 법제화되었고 정치, 사회를 조금이라도 풍자하거나 비방한다는 '혐의'가 있으면 '금지곡' 딱지를 붙였다. 이런 악습은 사전 심의가 위헌 판정을 받은 1996년까지 이어졌다.

 

유신독재시기인 1975년 6월 5일 문화공보부가 '공연활동 정화대책'을 발표한 후 21일에 한국예술문화윤리위원회(현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재심의를 거쳐 1차로 43곡을 금지곡으로 발표한 데 이어 추가 심사를 거쳐, 같은 해 동안 모두 223곡을 금지곡으로 발표했다.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김추자의 '거짓말이야', 패티 김의 '무정한 배', 신중현의 '미인', 이미자의 '동백 아가씨', '기러기 아빠', 배호의 '영시의 이별', 이금희의 '키다리 미스터 김' 등 당시 유행하던 웬만한 곡들은 모두 금지곡에 포함되었다. 외국 가요 역시 밥 딜런, 비틀즈, 퀸 등 일부 곡들도 금지곡에 올랐다. 음반들은 경찰 등 관계당국에 의해 음반점에서 수거되어 폐기처분됐고, 방송국에서도 받아주지 않았다. 맘마미아 넘버로 유명한 ABBA의 Money, Money, Money도 배금주의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군부 독재시기에 금지곡이 됐다.

 

1970~80년대 최고의 민중가요 '아침 이슬'은 1973년에 건전가요로 선정될 정도로 발표 초기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훗날 "태양은 묘지 위에 붉게 떠오르고"란 가사가 문제가 되었다. '붉은 태양'이 북한의 지도자를 나타낸 것이라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금지곡이 되었다. '거짓말이야'는 "거짓말이야, 사랑도 거짓말 울음도 거짓말"이라는 가사가 당시의 정치 현실을 빗댄 것으로 비춰졌고, '기러기 아빠'는 "아빠가 월남 파병 용사로 죽어서 돌아오지 못하는 걸 빗댔다"는 이유로 금지곡 목록에 올랐다. '미인'은 '한 번 보고 두 번 보고 자꾸만 보고 싶네'라는 가사를 운동권에서 '한 번 하고 두 번 하고 자꾸만 하고 싶네'라고 개사해 유신 정권을 비판하는 노래로 부르면서 금지곡이 되었다.

 

그 중에서 매우 졸렬한 이유로 금지곡이 된 노래가 바로 '키다리 미스터 김'이다. 박정희의 키가 158cm로 단신이었기 때문에 금지곡 목록에 올랐다. 사상이나 정치색과는 일절 상관없이 이 노래가 박정희를 놀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1987년 6월 항쟁과 6.29 선언을 계기로 민주화의 바람이 불면서 8월 7일에 문화공보부가 국내 전체 금지곡 382곡 중 월북 작가들의 88곡을 뺀 294곡을 재심의해 186곡을 해금시켰고, 1988년 10월에 납/월북 음악가 63명의 작품들도 해금시켰다. 1990년과 1993년 공륜 사전심의를 거부하고 발매한 정태춘의 <아... 대한민국> 및 <'92 장마, 종로에서>를 계기로 음반 사전심의제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고 1996년에는 '음반 및 비디오물에 관한 법률' 개정에 따라 사전심의가 폐지/위헌 판정된 후 사후심의로 전환됐다. 정부 주도의 금지곡 지정이 점차 사라진 대신, 방송사에 의한 자체 금지곡 지정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자료 출처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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